2026년 한반도의 현실은 끓는 정열을 가진 작가들에게 차가운 언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 작가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합니다.
뜨거운 열정과 차가운 지성을 지닌 남녘의 작가들이 북녘의 작가들에게 마음을 담아 올립니다.
남북 작가들이 먼저 만납시다. 세계 도처에서 분쟁과 전쟁 상황이 발생하여, 한반도의 주변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차갑게 얼어버린 한반도의 분단 현실이 남과 작가들에게 두 손 맞잡기를 재촉하고 있습니다. 언어 공동체로 맺어져 있는 남과 북 작가의 운명적 상황이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라고 채근하고 있습니다. 동토의 땅에 작가들의 뜨거운 문장들이 뿌려져야 할 시기입니다.
지난 1960년 1월 1일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한설야 위원장은 <문학신문>에 <남반부 작가들에게>라는 글을 실었습니다. 이 글에서 한설야 위원장은 “당신들이 원하는 어느 지역도 좋다. 우리들은 서로 만나서 흉금을 털어놓고 이야기하자”고 했습니다. 이제 2026년 2월 26일, 'DMZ세계문학페스타조직위원회'가 <북반부 작가들에게> 편지를 띄우게 되었습니다. 가능한 어느 지역에서든 좋습니다. 서로 만나 ‘한반도 평화기반 조성을 위한 문학인들의 역할’에 대해 흉금을 털어놓고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미 우리 남북 작가들은 감격적인 만남을 두 차례나 가졌었습니다. 2005년 7월 20일부터 25일까지 평양, 백두산, 묘향산에서의 이뤄진 남북 작가들의 만남은 문학사에 남을 사건이었습니다. 그 때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에서 남과 북 작가들은 뜨겁게 손을 맞잡고 백두산에서 ‘통일문학의 해돋이’ 행사를 가졌습니다. 또 2006년 10월 30일에는 ‘6·15 민족문학인협회’ 결성식을 계기로 금강산에서 서로 감격해 포옹했습니다. 그 후로 어느덧 20년이 흘렀습니다. 남북 작가들이 못 만나는 사이, 남북 관계도 그만큼 멀어졌습니다. 이제 남북 작가들이 나서서 정치적 갈등 해소와 전쟁 위협을 완화하는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한반도의 봄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얼어붙은 듯 차가워진 현실을 따뜻한 포용의 언어로 다독이면 한반도에 생명의 새싹들이 움트리라고 봅니다. 흑백의 겨울 세계는 다채로운 색깔의 봄 언어로 채워질 수 있습니다. 전쟁과 분쟁에서 생명, 평화, 공존으로 나아가는 길에 남북 작가들이 함께 나설 수 있기를 갈망합니다.
‘DMZ세계문학페스타조직위원회’는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으로 대표되는 북녘의 작가들에게 호소드립니다.
먼저, 남북 작가들이 만나 같은 언어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남북 문학인 교류 재개를 위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를 희망합니다. 오는 3월 27일부터 29일 경기도 파주 일원에서 개최되는 ‘DMZ세계문학페스타 2026’에 북녘 작가들이 참여하는 것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기를 희망합니다. ‘DMZ세계문학페스타 2026’에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위원장 김혜성) 등을 초청합니다. 이를 통해 향후 개최될 ‘DMZ세계문학페스타 2027’의 남북 공동개최에 대한 협의가 이번 만남부터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앞으로, 남북 작가들의 만남을 통해 장기적이고 지속인 남북 문학인 교류, 작품 교류, 작가 방문단의 상호 방문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합니다. 조만간 남녘의 작가들과 북녘의 작가들이 함께 어우러져, 벅찬 숨결과 호흡, 박동을 함께 느낄 수 있을 날이 오기를 고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