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선언

생명·평화·공존 세계작가네트워크 발족문

(The Global Network of Writers on Life,
Peace and Coexistence)

‘생명·평화·공존’의 창조적 언어와 문학 연대를 향해

고명철 공동집행위원장
19세기 중반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공업화에 기반을 둔 근대화 프로젝트는 개별 국가의 민족문학의 시대로부터 세계문학의 시대가 펼쳐질 것을 문명의 감각으로 실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듯, 전 지구를 대상으로 한 세계문학은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문학의 지배력을 확장시켜오면서, 아프리카와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의 유구한 문명에 바탕을 두며 축적한 문학을 서구 문학의 식민지의 유산으로 또는 그 변경에 자리한 것으로 치부한 가운데 서구 문학의 발전·진보·성숙에 미달한 유소년의 문학으로 제도화 해왔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와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의 이른바 트리컨티넨탈 문학은 그들의 문명적 토양과 서구의 근대적 문명과의 창조적 교호 및 섭취 속에서 구미중심의 세계문학과 또 다른 세계문학의 지평을 심화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트리컨티넨탈 문학은 전 지구적으로 점차 심해지고 있는 각종 지구적 위기와 위협―전쟁, 분쟁, 혐오, 기후 및 생태 위기 등에 대한 문학적 응전에 혼신의 힘을 쏟으며, 미래의 대안을 모색하는 데 창조적 힘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판적 성찰적 문제의식은 세계의 작가들에게 구체적이며 실천적이며 전망을 보증한 새로운 문학운동을 요청합니다. 여기에는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은 한반도에서 전 지구적 위기와 위협에 대한 래디컬한 문학적 인식과 실천의 움직임이 설득력을 갖도록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냉전체제가 형성돼 아직도 그 정치역사적 실재가 존재하는 한국의 비무장지대 일대에서 개최하는 ‘DMZ세계문학페스타 2026(DMZ World Literature Festa 2026)’은 그래서 세계문학(사) 측면에서 그 역사적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생명·평화·공존 세계작가네트워크(The Global Network of Writers on Life, Peace and Coexistence)>(이하 ‘세계작가 네트워크’로 약칭)의 발족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 있습니다. 이번 DMZ세계문학페스타 이후 ‘세계작가 네트워크’ 발족에 동참하는 세계의 작가들과 적극 연대함으로써 새롭게 제기되는 전 지구적 위기와 위협에 대한 문학적 응전은 더욱 예각적이고 웅숭깊어질 것입니다. 그리하여 세계 각지의 문학인들을 연결하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된 나라에서 민주주의와 평화를 둘러싼 세계적 문학 담론을 발전시켜 전 세계의 갈등과 분쟁에 맞서 작가들이 연대하여 응답할 수 있는 계기를 적극 모색할 것입니다.
‘세계작가 네트워크’ 발족을 통해 전 세계의 전쟁과 분쟁, 증오와 차별에 대한 문학적 저항은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궁극적으로 그 분단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 차원에서 생명·평화·공존을 향한 문학적 실천의 길을 함께 걸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