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MZ세계문학페스타 2026〉 공동조직위원장 도종환입니다.
통도사에는 매화가 한창이라고 합니다. 남쪽에는 봄이 오고 있습니다. 세상도 봄처럼, 꽃처럼 아름다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지구 곳곳에서는 전쟁과 내전으로 인한 끔찍함과 참혹함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만 전쟁을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전 세계 70여 개 나라가 전쟁과 내전으로 인해 무수한 생명이 희생되고 난민이 되어 여러 나라를 떠돌고 있습니다. 불안한 국내 정세와 경제적 어려움을 빌미로 극단적인 정치집단이 세력을 넓혀가고 있으며 정치는 갈수록 사나워지고 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 교수 닉 보스트롬은 “우리는 언제든 멸망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작가들은 그게 현실이 되어 나타날 것 같다는 위기감을 느낍니다.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선택해야 합니다.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선택해야 합니다.
혐오가 아니라 이해, 폭력이 아니라 공존, 차별이 아니라 존중과 같은 민주주의 언어를 선택해야 합니다. 패권주의, 자국중심주의가 만들어 내는 선동의 언어는 반드시 광기를 불러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 광기가 전쟁으로 이어지고 전쟁이 전 세계의 파멸을 불러온 역사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작가들은 평화를 지지합니다.
작가들은 죽음과 광기를 반대합니다.
작가들은 생명과 이성의 편에 서고자 합니다.
그리고 전 세계 문학인들과 연대하고자 합니다. 생명과 평화에 대한 담론을 생성하고 글을 쓰며, 멸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찾아가고자 합니다. 그래서 2026년 3월 27일부터 3월 29일까지 분단의 현장인 DMZ 안에 있는 캠프그리브스에서 세계 여러 나라 작가들과 만나려고 합니다. 이 만남을 통해 전 지구적 전쟁과 내전, 분쟁에 대한 세계 작가들의 문학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합니다. 올해를 시작으로 전 세계 작가들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매년 평화의 목소리를 내고자 합니다. 생명과 평화의 언어로 글을 쓰고자 합니다.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인 대한민국, 휴전 중인 비무장지대 철책선 안에서 심도 깊은 논의와 대화와 모색을 하고자 합니다. 작가의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이 함께 하는 생명과 평화의 문학적 실천의 길을 걸어가고자 합니다.
이번 행사에는 2015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벨라루스의 여성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를 비롯하여 인도계 영국 여성작가 프리야 바실, 일본 작가 호시노 도모유키, 팔레스타인 작가 아흘람 브샤라트, 아르헨티나 작가 마리아 로사 로호, 미국 작가 제인 정 트렌카, 시에라리온의 소년병 출신 작가 이스마엘 베아, 필리핀 작가 사르지 라케스타, 남아프리카 공화국 작가 주킬레 자마 등이 참여하고, 150여 명의 국내작가들이 함께 합니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지원하여 이 행사를 시작할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김동연 지사님께 감사드립니다. 한국작가회와 함께 참여하는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 경기관광공사, 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 책읽는사회문화재단 그리고 MBC, 오마이뉴스, 한겨레신문사에도 감사드립니다. 이 행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전 세계 작가들과 연대하여 이 어려운 시대에 작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감사합니다.